*도서명 : 길따라 마음따라 세계일주

*지은이 : 이 종 필

*발행처 : 한솜미디어

*쪽   수 : 368쪽 / 본문 옵셋 인쇄

*판   형 : 사륙판(B6) / 반양장 / 본문 올컬러인쇄

*정   가 : 15,000원

*출판일 : 2013년 4월 15일

*ISBN   : 978-89-5959-349-1 (03980)

 이 책은?

<세계일주 여정표>
한국―중국―러시아―벨라루스―우크라이나―헝가리―오스트리아―체코―독일―프랑스―이집트―탄자니아―이집트―스페인―포르투갈―스페인―미국―캐나다―미국―멕시코―과테말라―엘살바도르―니카라과―코스타리카―파나마―콜롬비아―에콰도르―페루―볼리비아―아르헨티나―우루과이―아르헨티나―칠레―아르헨티나―파라과이―브라질―페루―에콰도르―콜롬비아―쿠바―엘살바도르―온두라스―과테말라―멕시코―미국―한국
 
10년 전에 친구와 저녁을 먹으면서 꿈에 대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나의 꿈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생긴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언제나 크게 어긋나선 안 된다고 자각하고 있었고, 뛰어나게 잘난 건 없지만 그 흐름에 뒤쳐지지 않으려 애쓰며 살았다.
학교에서 장래희망이나 미래의 모습에 대해 적어오라고 하면 딱히 바라는 것이 없어서 남들이 많이 적는 것 중에 골라서 썼다. 초등학교부터 첫 직장까지 그렇게 살았다. 그리고 결혼하고, 애 낳고, 직장에서 승진하고 돈 버는 낙에 살다가 때가 되면 정년퇴직할 때까지 그것은 변함이 없을 것 같았다.
사실 그때 내가 얘기한 꿈은 꿈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색했다. 두 가지를 얘기했는데 하나는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주선을 타는 것이었다.
 
첫 번째 것은 돈이 그렇게 많이 드는 것이 아니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실현 가능한 것이라 꿈이라고 말하기에는 좀 어색했다. 다만 그 뒤의 삶이 어떻게 이어질지 걱정스러웠을 뿐이고, 다만 시기가 문제였다. 그리고 우주여행은 몇십 년 지나면 비용이 많이 낮아질 테고 그때까지 열심히 돈 벌면 가능한 것이라 여겼는데 이것 또한 꿈이라 부르기엔 아주 사치스러운 놀이기구를 타는 것 같아서 꿈이라 부르기도 어색했다.
 
한때 감정의 공황상태에 빠진 적이 있다. 하루에도 몇십 번씩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의 변화가 많았다. 기분이 우울하다가 밝아지고, 자신이 있다가도 없어지고 마치 조울증에 걸린 사람 같았다. 답답한 마음에 도대체 원인이 무엇일까 고민해 보았다. 내 안의 나는 나보다 똑똑해서 나도 모르게 문제를 제시해 주었고 어떠한 문제든지 충분히 생각해서 결론에 이르면 다시는 나를 괴롭히지 않았다.
 
분노, 화, 짜증, 피곤, 고통, 슬픔, 통증, 갈증, 모두 부정적으로 해석되는 단어이다. 그렇다고 꼭 나쁜 의미라고 해석할 수 없다. 때때로 안에서 올라오는 이러한 감정들은 나에게 어떤 식으로든 해결을 재촉하는 신호이다. 그래서 부정적으로만 인식할 만한 것은 아니다. 목마름이 없으면 상쾌한 물맛을 알 수 없고, 배고픔이 없으면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것처럼 이러한 감정의 상태가 없으면 행복과 쾌락이란 것도 의미가 없다. 안에서 보내는 다양한 신호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나니 두려움이 많이 줄었다. 떠날 준비가 된 것이다.
 
누군가와 여행을 같이 다니면 느낌을 서로 나누고, 새롭고 즐거운 곳에서의 기쁨은 훨씬 크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우선 함께 시간과 장소를 맞춰 가기가 쉽지 않고 설령 같이 가게 되더라도 함께하는 즐거움이란 게 항상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즐겁게 보내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다투며 지내다 돌아오는 게 부지기수니 말이다.
그렇다면 혼자 하는 건 어떤가. 쓸쓸함과 고독, 심심함의 연속이다. 그러나 같이 하는 것이 어렵다고 해서 포기할 것만은 아니다. 꼭 같은 장소에 있어야만 그 느낌을 같이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느낀 감정이나 경험을 글로 옮겨놓는다면 나는 내면의 나와 대화를 하게 되는 것이고,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같이 있지 않지만 나의 여행에 대해서, 나의 생각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분들을 위해서 장황하게 얘기를 늘어놓지 않고도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내 글을, 사진을 보고 즐거워한다면 그것보다 기쁜 일이 또 어디에 있을까….
 
이 글은 여행하면서 기록한 일기를 엮은 책이다. 너무 개인적인 시각에서 서술해서 글쓴이의 생각과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겠지만, 세계일주하는 기분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1부 중국(중국 영토이지만 중국이라 이름 붙일 수 없는 곳을 여행한 것이라 소제목을 ‘중국’으로 하지 않았다) 편은 여러 번 나누어 여행을 했고, 2부는 중국을 지나 러시아를 필두로 세계일주를 하게 된 것을 대륙별로 엮었다. 부록으로 비용을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정리해 놓았다.
 
- 본문 <머리말> 중에서 발췌
 
 책속으로... 
 
쿠바
 
8.22 보고타-아바나
코스타리카의 산호세를 경유하는 비행기를 타고 간다. 쿠바 입국을 위해 여행자 카드를 사려고 보고타 공항에서 물어보니 산호세 공항에서 사라고 한다. 15달러에 구매했는데 항공사마다 판매가격이 다른가 보다. 칸쿤에서는 25달러에 샀다.
 
아바나 중심가
아바나에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시내에 들어가는 것이 편하긴 한데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비단 돈 문제 때문만은 아니었다. 너무 어렵지 않다면 버스를 타고 찾아가는 것도 해볼 만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몇 분 기다리지 않아 버스가 왔다. 버스를 한 번 갈아타고 숙소까지 갔다. 숙소는 버스 종점 가까이 있어 어렵지 않게 찾았다. 다들 아바나 공항에 내리면 택시 타고 시내에 온다는데 버스 타고 찾아온 게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호아끼나 집에서는 며칠 동안 여행을 같이 하던 반가운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 다른 세상과의 통신이 단절된 쿠바에선 반갑기 그지없는 일이다. 한참 서로의 여행에 대해 얘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8.23 아바나
밤새 모기에 많이 물렸는데 잠을 설치지 않았다. 많이 피곤하기도 하고 모기에 물리는 것에 이젠 단련이 된 듯하다.
쿠바는 쿡과 페소 두 종류의 화폐를 사용한다. 쿡의 가치는 1USD와 비슷한데 주로 외국인의 사용을 위해 발행된 것이라 ‘Convertible(교환가능)’이라 쓰여 있고, 쿡은 페소의 25배 정도의 가치이다. 쿡을 쓰는 상점에 가면 ‘뭐 이렇게 비싸’ 하다가 페소를 쓰는 상점에 가면 ‘뭐 이렇게 싸’라고 하게 된다.
생과일주스 1컵에 1페소, 코코넛껍데기에 코코넛을 듬뿍 넣은 고소하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은 5페소, 스티로폼 도시락에 밥과 돼지고기를 얹어주는 것은 10페소이다.
 
시가 가게
거리를 걷는데 말을 거는 쿠바인은 대부분 “싼값에 시가 사지 않겠느냐”로 이어지는데 여러 번 지나친 뒤 궁금해서 한 번은 따라가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한 쿠바인을 따라갔는데 가정집으로 들어가 장롱에서 시가 보따리를 꺼내놓고 정품이라며 몇 가지 증거를 보여준다. 그런데 싸다고 하는 가격도 비싸게 생각되었다. 전에 매장에서 본 가격에 비해 반값도 넘고 품질도 확신할 수 없는 곳에서 덜컥 사면 후회하겠다 싶어 대충 핑계 대고 나왔다.
 
8.24 아바나 2일
아바나는 안 가면 아쉬워할 곳이라 오긴 왔는데 특별하게 꼭 봐야겠다고 염두에 둔 곳이 없어서 시간을 어떻게 분배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다.
5달러 하는 순환 관광버스를 탔다. 햇볕이 너무 뜨거운데도 지붕이 없는 2층에 올라앉아 구경을 했다. 박물관에서나 볼만한 오래된 차들이 주위를 달리는데 타임머신을 타고 60년대 거리를 드라이브한다는 상상을 했다. 비록 쿠바는 몇 년 전부터 쿠바에 가보고 싶어하던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던 이유를 하나, 둘씩 잃어가고 있지만(지나는 세월을 누가 막겠는가), 가이드북의 사진과 현실의 모습이 차이가 난다고 실망할 이유가 없다. 변하는 건 변하는 대로 그대로인 것은 그대로 감상하면 그만이다.
저녁을 먹고 헤밍웨이가 자주 들렀다는 바에 왔다. 유명한 곳이라도 혼자 가면 심심해 금방 일어나 나올 곳을 다행히 오늘까진 같이 다니는 동무가 있어 술집의 인테리어와 조명 빛, 흥겨운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8.25 아바나 3일
바다 건너로 넘어가기 위해 선착장으로 왔다. 그런데 생각지 않은 곳으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관광객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 오히려 꾸밈없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잘 왔다 싶다. 그리고 되돌아가는 배를 탔는데 그 배는 내가 찾던 곳까지 간다. 그곳에서 헤밍웨이가 살던 집을 찾으려는데 못 찾고 이곳저곳 산책하다 시간이 되어 배를 타러 왔다. 이제 오후 4시인데 운행이 끝났다고 한다. 가야 할 곳이 지척인데 못 갈 생각을 하니 가슴이 철렁했다. 버스가 있다는데 한참이나 돌아가면 시간도 많이 걸릴 것이고, 불안정한 쿠바의 대중교통은 중간에 끊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버스가 온다는 곳에 기대어 한참 기다리니 버스가 온다. 그런데 그 버스는 예상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가더니 터널을 지나 바다 건너편으로 왔다.
 
8.26 아바나-트리니다드
아바나에서부터 비가 내리더니 6시간 버스를 타고 온 이곳에도 비가 내린다. 그런데 파스텔 톤의 페인트로 칠해진 건물의 색깔이 더욱 선명해져서 좋다. 중남미의 여러 콜로니얼 도시(스페인 점령 당시의 건물 모습이 보존되어 있는 오래된 도시)를 다녀봤지만 이곳이 가장 콜로니얼 도시답다. 작은 도시라 몇 시간이면 다 둘러볼 수 있어 오래 있기엔 심심할 수도 있지만 느긋하게 여유를 즐겨도 부담 없게 느껴졌다.
싼 숙소를 찾느라 터미널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왔는데 비바람 부는 날씨 탓인지 창문을 여니 바람에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와 시원한 바람은 바쁜 이의 마음의 무장을 해제시키기엔 안성맞춤이다.
 <생략>
 
 -  <본문> 중에서 발췌
 출판사 서평
 
긴 여행을 혼자 하며 중간중간 이런저런 생각할 시간이 많이 있었다. 그런 시간은 나에게 너무 익숙하지만 정작 그것이 뭔가라고 구체적으로 말하려면 말문이 막혀버리는 것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서도 정확한 답은 당연히 얻을 수 없지만 해답에 좀 더 가까이 가볼 수 있었다. 나는 어디에 있고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사회가 정해 준 목적이 아닌 나의 목적에 맞춰서.
 
엄청 고생해서 목적지를 찾았는데 가보면 별 볼일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고 그 고생이 후회스럽진 않았다. 어쩌면 목적지 자체는 실제로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미 그곳에 가기 위해 겪어온 그 길과 과정이 목적지 자체보다 더 소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상을 향해서 가되 정상에 도달하는 것이 나의 목적은 아니었다.
 
<중략>
 
여행은 본능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다. 한동안 출근하던 나의 회사는 한 갈래 길을 제외하고는 미로 같아 대부분 고정된 방향으로만 다녔다. 그런데 어쩌다 미로 같은 길에 잘못 들어서면 헤매기 일쑤였지만, 아주 시간이 촉박한 때가 아니라면 그 방황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어떤 때는 일부러 그 미로 속에 빠지기도 하였다.
어느 날 공사로 자주 다니던 길이 막힌 적이 있는데, 그 전에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호기심이 없었다면 나는 지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여행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과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길러주므로 생존본능에서 나온 것이지 단순히 즐기는 것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여행이 꼭 즐겁고 행복해야만 좋은 여행이 될 이유가 없다.
 
내 소원은 죽음을 앞두고 내 삶을 돌이켜봤을 때 큰 후회 없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보냈노라고 느끼며 눈을 감는 것이다. 어떤 목표가 있는데 모두가 원하는 바를 다 이룰 순 없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로 소모한 시간이 모두 헛된 것이 된다면 목표를 이루지 못한 수많은 인생은 너무 쉽게 허망하게 될 것이다. 허망한 삶을 부정하기 때문에 오늘도 난 길고도 시간이 많이 드는 길을 비행기보다 싼 버스나 기차를 타고 천천히 구경하며 다닌다. 삶을 되돌아보니 꿈을 이루는 순간보다 꿈을 꾸고 있을 때가 더 즐거웠다. 한때 나의 꿈은 세계일주를 해보는 것이었지만, 지난 그 시간은 꿈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꿈을 꾸는 시간이었다.
본문 <맺음말> 중에서
 이 책의 차례
 
머리말 / 5
 
1부 굽어진 길
중국    - 샹그릴라 / 12        - 백두산, 몽골 / 22    - 티베트의 길 위에서 / 38
 
2부 세계일주
러시아 / 88
유럽·아프리카  - 우크라이나 / 141     - 헝가리 / 148 - 오스트리아 / 152     - 체코 / 154   - 독일 / 157   - 프랑스 / 161 - 이집트 / 169 - 탄자니아 / 176       - 스페인, 포르투갈 / 195
북미    - 미국, 캐나다 / 209
중남미  - 멕시코·1 / 225      - 과테말라 / 232       - 엘살바도르 / 243     - 니카라과 / 247        - 코스타리카 / 249      - 파나마 / 252  - 콜롬비아 / 260       - 에콰도르 / 268       - 페루·1 / 275        - 볼리비아 / 294       - 아르헨티나 / 307     - 우루과이 / 312        - 칠레 / 314   - 파라과이 / 322        - 브라질 / 324 - 페루·2 / 333 - 쿠바 / 341   - 온두라스 / 350        - 멕시코·2 / 353
 
맺음말 / 358
부록 - 비용 / 361
 

 지은이 소개

지은이/사진 _ 이종필
 
한양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한 후,
제약회사의 영업사원으로 1년 남짓 근무하였다.
그 후 중국과 무역에 관심이 생겨 퇴사 후
3개월간 중국어를 공부한 뒤 중국,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으로 6개월간의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돌아와 3개월 동안 중국어 공부를 더하여 취직한 뒤
무역 및 영업업무에 종사했다.
 
바쁘게 직장생활 하는 틈틈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의 외국어를 공부하여,
유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간 쌓아온 다국어 지식을 바탕으로
세계 일주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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